2023. 11. 12., 110台北市松壽路11號.

나는 어떤 계절을 좋아하나요

타이페이의 연간 일조 시간은 런던보다도 짧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활기찬 이유는 수많은 모습의 사랑이 존재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패배하는 사랑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월요일은 아침부터 기분이 좋았습니다. 도파민이 드디어 도착했거든요… 러스틱 포토북 그런걸 누가 사에서 ‘누가’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펀딩 시작했을 때 살까 말까 꽤나 고민을 많이 했는데 사실 거짓말이고요 바로 결제했었습니다. 러스틱 사진들이 예뻐서 인스타 피드에 뜰 때마다 보고 있었는데 이걸 포토북 포토카드 포스터 구성으로 내주신다니 사야죠 응.

도착했다는 문자에 신나서 헤일리한테 자랑했더니 반응이 저렇습니다.

머리가 좀 길어진 것 같아서 머리를 잘랐어요. 학교 앞에 나온 김에 장도 보고 밥도 먹었습니다. 청소용구, 칫솔, 치약, 이것저것 샀어요. 한 3만원 돈 나오겠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5만원이 나와서 당황했습니다.

가방에 쑤셔넣고 가정초밥에 갔는데 키오스크에서 결제하려고 보니까 카드가 없었습니다. 분명 손에 들고 있었는데 디엠하면서 걷다가 떨어뜨렸었나봐요. 다행히 마트에서 직원 분이 주워두셨더라고요.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마롱씨와 대화하면서 스토리를 올리고 있었는데 400만원짜리 스토리가 될 뻔 했습니다.

2024. 01. 15., 경북 포항시 남구 효자동길2번길 3.

우여곡절 끝에 가정초밥에서 점심을 먹을 수 있었습니다. 가장 기본 모듬에 방어 초밥 두 피스를 추가했어요. 모듬은 매번 먹던 구성이라 특별한 맛은 아니었는데, 방어가 나름 괜찮았어요. 아쉬운 부분들이 있지만 가격을 생각하면 꽤나 괜찮은 편입니다. 한번 메뉴가 다 바뀌면서 점심 특선이 사라진 건 아쉽습니다.

출근해서는 정말 열심히 일했습니다. 지난주부터 모델을 학습하고 평가하는 프레임워크를 만들고 있는데 다 끝내지 못했거든요. 한번 해두면 잘 쓰일 수 있을 것 같아서 만들고 있었는데, 당장 수요일 미팅 전까지 실험 결과도 준비했어야했기 때문에 오늘은 어떻게든 프레임워크를 완성시킨다는 마음가짐으로 일했습니다.

2024. 01. 15., 경북 포항시 남구 청암로 77 학생회관. 2024. 01. 15., 경북 포항시 남구 청암로 77 학생회관.

저녁 때를 놓쳐서 저녁을 먹지는 못했지만 즐거웠습니다. 도파민이 저를 기다리고 있는걸요… 룸메이트 옆에서 언박싱하기는 부끄러워서 동아리방에서 언박싱했습니다. 헤일리랑 페이스타임하면서 언박싱했는데, 재밌는 일이 많았어요. 언젠가 시간이 생기면 펀딩 후기를 써보겠음,,

현배씨 그거 맞을까요 현배씨 그거 맞을까요 현배씨 그거 맞을까요 현배씨 그거 맞을까요

방에 돌아와서는 청소를 했습니다. 일요일마다 방 청소를 하려고 했는데 일요일에 못해서 월요일에라도 했어요.

연말정산이라는 이름의 스피또를 긁었습니다. 당분간 필요없긴한데 궁금해서 간소화 자료를 떼봤어요. 근데 뗄 때마다 충격적이란 말이지. 내가 이만큼 쓸 정도의 돈을 벌었다고??? 그래도 제작년보다는 씀씀이가 줄어서 다행이었습니다.

2024. 01. 16., 경북 포항시 남구 청암로 77 체육관. 2024. 01. 16., 경북 포항시 남구 청암로 77 체육관.

저녁 먹고 러닝을 했습니다. 푸시업을 다시 시작해보려고 푸시업 바도 들고 갔어요. 놀랍게도 이 인간 몇 달 동안 거의 매일 푸시업을 100개씩 한 전력이 있습니다. 그 생각을 하면서 다시 해봤는데 50개도 채 못하더라고요… 꾸준히 해야겠다 싶었습니다.

러닝 끝나고 나가려고 하는데 한 열댓명이 트랙에 올라오더니 다같이 뛰더라고요. 우리 학교에 러닝 동아리가 있었나 싶었습니다. 알고보니 학교 응원단 분들이더라고요. 방학임에도 열심히 훈련하는 모습이 멋있었습니다.

방에 돌아와서도 계속 작업했습니다. 수요일 아침 미팅 때 보여줄 자료를 어떻게든 만들어보겠다는 생각이었어요. 일도 열심히하고 운동도 하고 알찬 하루였습니다.

아침 미팅은 잘 끝났어요. 미리 미팅 노트를 적어둔게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점심으로 학식을 먹을까 하다가 베라보 이번 특선이 너무 맛있어보여서 베라보를 먹기로 결심했습니다. 연구실 분들과 친해지고 싶어서 고민하다 같이 먹을 분들을 슬랙에서 구했는데, 다들 나와주신다고 하셔서 감사했습니다.

2024. 01. 17., 경북 포항시 남구 효자동길6번길 25-1 1층.

이번 베라보 특선은 ‘로스트비프 라멘’ 이었어요. 저는 사실 베라보바에서 사장님께 미리 스포일러 당했었지요. 그때 설명을 들을 때도 손이 꽤나 많이 가는 메뉴라고 생각했는데, 한입 먹어보니까 정성을 들인 맛이라는게 느껴지더라고요. 훨씬 진한 국물에 약간 우육면 같은 느낌도 났었습니다. 올라간 고기도 정말 맛있었어요. 연구실 사람들도 다들 맛있다고 하셔서 다행이었습니다.

2시에 교수님과 따로 미팅이 있어서, 아침 미팅에서 나온 보완점들을 어느정도 작업하고 미팅에 들어갔습니다. 공부할 것들이 너무 많다는 걸 느꼈어요.

퇴근하고는 가계부를 썼습니다. 친구들이랑 정산 할 때 쓰던개인 프로젝트(https://github.com/betarixm/split)도 개선하고 소비 행태도 뜯어고칠 겸 가계부를 쓰는걸 새해 목표로 잡았었어요. 그래서 웹서비스로 만들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일단 스프레드시트로 시작했습니다.

2024. 01. 17., 경북 포항시 남구 청암로 77 체육관.

가계부 템플릿을 작업하다가 약속 시간에 약간 늦었습니다. 8시에 라켓볼을 치러 가기로 했었거든요. 이 날도 푸시업 바를 챙겨갔는데, 10개도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당분간은 2~3일씩 건너서 해야겠어요. 그래도 다행히 오래간만에 라켓볼을 정말 재밌게 쳤습니다.

2024. 01. 17., 경북 포항시 남구 청암로 77 학생회관. 2024. 01. 17., 경북 포항시 남구 청암로 77 학생회관.

라켓볼을 치고 도넛을 먹었어요. 와장이 사온 크리스피크림 하프더즌 1+1 중 하나를 매수했습니다. 저저 6개가 1200kcal에 달한다니 진짜 위장이 곡할 노릇입니다. 술마시면서 도넛을 먹었는데 와장이 옆에서 유튜브 영상들을 엄선해서 틀어줬습니다. 재밌었어요. 와고리즘 최고~

아침 미팅이 원래 10시였는데 9시로 바뀌었어요. 미팅 내내 거의 시체처럼 있었는데, 미팅 끝나자마자 긴장이 확 풀려서 바로 다시 자버렸습니다. 한 12시에 일어나서 점심먹고 출근하려 했는데 눈 떠보니 4시더라고요. 출근은 글렀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출근은 포기하고 일단 어슬렁 어슬렁 씻었어요.

참 요즘 고데기를 다시 잡았습니다. 중요한 날 아니면 안하게 되어서 1년에 한 두번 쓸까말까 했는데 요즘은 거의 매일 쓰고 있어요. 역시 사람이 여유가 생기니까 이것저것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2024. 01. 17., 경북 포항시 남구청암로 77 학생회관.

방에 있으면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것 같아서 일단 동아리방으로 갔습니다. 와장이 칠판에 저런걸 적어놓은지 몰랐어요. 밑에 수식이 뭔지 한참 생각해봤는데 ‘2024 라고 적힌 상자에 있는 도넛 6개가 베타꺼’라는 뜻인거 같습니다. 귀여워라.

2024. 01. 18., 경북 포항시 남구 효자동길6번길 25-1 1층. 2024. 01. 18., 경북 포항시 남구 효자동길6번길 25-1 1층.

비가 와서 토산전집을 가고 싶었는데, 같이 갈 친구가 없어서 그냥 혼자 베라보바 갔어요. 일하기에 더 적합하기도 했고! 안주랑 술이랑 이것저것 시켜서 낮에 못한 일들을 처리했습니다. 레몬사와가 정말 맛있었어요. 썰어서 넣는 레몬만 해도 거의 1개가 다 들어가는 것 같은데, 맛이 없을 수가 없습니다. 이것 말고도 스프링롤을 처음 시켜봤는데 괜찮더라고요. 메뉴 생기고 제가 처음으로 주문했대요. 저랑 친구들만 시키는 메뉴가 있어서 베라보바는 참 재밌습니다.

2024. 01. 18., 경북 포항시 남구 효자동길 4.

기숙사로 돌아가는 길에 코노도 갔어요. 이날 레베카를 만족스럽게 불러서 기분이 좋았음.

금요일은 평이했습니다. 열심히 일하고 퇴근해서는 게임하고 그랬어요. 유튜브를 슥슥 내리는데 Frostrain이 재밌어보이더라고요?? 근데 심지어 무료래. 그래서 당장 받아서 해봤는데 재밌어서 클리어도 한번 봤습니다. 아슬아슬했지만. 이리도 스트포트랑 몇 판 했는데 1등도 2번이나 해서 기분이 좋았어요.

늦잠 잤습니다. 쉬는 날이었지만 뭔가 생산적인 일을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블로그 글이나 쓸까 하다가 CTF가 있길래 팀 사람들과 CTF를 같이 뛰기로 했습니다. 저녁 6시 시작이길래 그 전까지 그냥 유튜브나 보면서 시간을 때웠어요.

시작하고는 문제를 푸는데 오래간만에 풀어서 그런지 생각보다 재밌었습니다. 문제 코드들을 정적으로 분석한 다음에 동적으로 살펴봤는데, 정적으로 읽었을 때 예상한대로 프로그램이 동작해서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어요. 8시부터 레베카 한 곡 반복해뒀었는데, 익스 플랜을 짜고 정신 차려보니 3시간이 지나있더라고요. 집중하고 있다는 느낌이 뿌듯했습니다. 내 손으로 혼자 플래그를 딴 경험이 너무 오랜만이었어요. 스스로가 대견했습니다.

맑은가 싶다가 이내 흐려져서

화요일부터 영 흐리더니 수요일부터 비가 왔어요. 겨울이 곧 끝날 모양입니다.

여름과 겨울 중에 좋아하는 계절을 고르는 일은 어려운 일입니다. 여름과 겨울의 장단점을 꼽기 어렵다고 이야기 하는게 아니에요.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고민하고 생각해볼 겨를이 많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스스로를 바로 보지 못해서 특별히 좋아하는거 하나 없고 취미도 딱히 없다고 남들에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고민이 참 많습니다. 나는 어떤 계절을 좋아하나요.


권민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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